▲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

[코리아드림뉴스 최생금 기자]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 중 지적장애인이 많다. 지적장애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에 피해가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성폭력 피해 장애인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위로하며 돌봄을 위해 지난 2021년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설립됐다. 

본지는 지난 18일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을 만나 장애인성폭력상담소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서 들어봤다.

다음은 장명숙 소장과의 일문일답.


Q1. 상담소를 시작한 계기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리면.

저도 장애인으로 20여년 전, 2001년 우리나라에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처음 개소됐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초대소장으로 일했다.

제가 잠시 활동을 접고 삶의 숨 고르기를 하던 중, 광명시에서 장애인성폭력 사건이 무성하게 떠도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광명시에 장애인성폭력상담소를 만들 결심을 하게 되었고 준비모임과 총회준비위원회 그리고 창립총회를 거치고 오늘에 이르렀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준비모임을 시작해 2021년 11월 17일 창립총회를 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상담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며 후원금을 모아준 회원분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Q2. 상담소를 소장님 자택에서 운영했다고 들었는데. 

지난 2021년 9월 저의 집을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사무실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고유번호증이 나왔고 비영리상담소로 상담활동을 해오고 있다. 뜻을 모아 이어온 지 1년여 만에 고마운 후원자들과 함께 만들어진 소중한 후원금으로 지난 9월 1일 상담소 사무실을 얻어 이전하게 됐다. 


Q3. 장애인이 찾아오는 데 어려움이 없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전 후 9월 한 달여 동안은 텅 빈 사무실 공간이었던 곳에 <면접상담실>과 <전화상담실>을 위한 칸막이 공사를 통해 상담소로서의 시설을 갖추었다. 상담소 공간을 얻기까지 부동산을 일곱 곳이나 방문했었고 수없이 많은 사무실을 보러 다녔다. 

장애인 상담소이기 때문에 장애인이 찾아오는 데 어려움이 없는 상담소 사무실을 찾아야 했는데 장애인 주차장이 있는 곳,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곳과 엘리베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소방시설이 되어있는 곳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광명시에서 위의 모든 시설을 갖춘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상담소 사무실을 찾는 데 오래 걸렸으며, 이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지금의 상담소 운영비용이 비싸도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국가와 지자체의 아무런 지원 없이 순수한 후원금으로만 운영하며, 상담소를 마련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모든 조건을 갖춘 사무실을 얻은 것이 매우 잘한 일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그렇게 공사를 마치고, 중고컴퓨터와 중고 책상을 지원받아 상담소장과 상담원 2명이 근무하는 데 최소한의 여건을 갖춰, 지난 10월 5일 상담소 이전개소식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으며 상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Q4. 상담업무는 주로 어떤 부분을.

장애인 성폭력 상담을 주로 하며, 정서적 지원과 함께 실질적인 피해회복지원, 법률지원, 의료지원을 한다. 이외에 장애인 인권에 대한 상담과 가정폭력 기타상담과 함께 비장애인에 대한 상담도 간혹 한다. 

상담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내방상담, 전화상담, 방문상담 등을 통해 피해자의 아픔을 들어주고 돌보는 일에 힘을 쓰고 있다.

2022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상담을 의뢰한 실제 인원은 36명으로 지적장애인의 성폭력 상담이 가장 많다.

저희는 상담원이 피해자를 찾아가 방문상담을 한다. 피해자가 상담소에 내방하여 진행되는 내방상담과 전화를 이용한 상담도 있지만, 불편한 장애인 피해자가 상담소에 다녀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방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Q5. 어떤 유형의 장애인이 주로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지적장애여성성폭력 피해자가 많다. 피해자가 지적장애여성에게 주로 일어난다는 점. 그밖에 15가지 유형의 장애 영역에서 일부 일어난다. 지적장애인 경우, 한 번의 성폭력을 당해 상담소에 찾아올 확률보다는 수년간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많다.

지적장애로 인해 피해자 자신이 상담소에 의뢰하는 경우는 거의 희박하며 피해를 알아차린 가족과 주변의 이웃들이 의뢰한다. 가해자가 한 명인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가해자가 지적장애인 여성 한 사람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소외되어 있거나, 개인적 삶의 환경이 열악할수록 피해에 더욱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Q6. 상담소 운영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한 피해자에게 방문상담을 7회째, 분노와 우울로 가득 찬 피해자가 처음으로 미소를 짓고 방긋 웃으며 마음을 열었을 때다. 그리고 상담자와 내담자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처럼, 맛있고 따듯한 밥 한끼 함께 먹을 수 있을 때. 비영리로 운영되며 지원받지 못하는 상담소의 사정을 알아차리고 선뜻 후원해 주시는 고마우신 후원자분들을 생각할 때. 장애인 당사자로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를 생각하며 일할 때 등이다.


Q7. 상담소 주요 사업은.

△장애인 성폭력 피해의 상담과 지원. △성폭력 피해로 인한 긴급 보호가 필요할 경우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등의 연계. △피해자의 의료적 처지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 인도하여 의료지원 연계. △피해자의 법적 대응절차에 대한 문서작성 및 동행 등 관계기관의 연계 지원. △장애인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식개선 활동 및 홍보 활동. △장애인 성폭력 및 피해 상황에 관한 조사 연구 및 교육. △장애인 단체 또는 시민사회단체 간의 연대 활동. △장애인·비장애인에 대한 기타상담 등.


Q8. 비전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상담원으로 내담자와 함께 분노하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다가가 위로하고 품어주는 따뜻한 상담원이 되고 싶다. 현재,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국고 지원은 일정 정도의 자격이 필요하므로 광명시에서 먼저 장애인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해 주길 바란다.          

국고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상담원 2명이 상담업무를 하며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국고 지원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인력(최소 3인 이상)이 상담하게 되고 더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께 혜택이 돌아갈 수 있으며, 상담소 운영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공적으로 일하게 되어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장애인 성폭력 상담은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은, 현재 광명시 시민인권위원,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2012.3~2015.3.)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2001.3~2005.1.)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2008.1~2012.1.)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2009~2012.1.) ▲함께걷는길벗·길벗봉사회 기획간사, 장애아동부모상담사 ▲성미가엘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등을 역임했다.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246601-04-446889 예금주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02-898-1477)는 광명시 양지로 21 유플래닛 티타워동 2101호에 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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