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그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가라사대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대답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가라사대 내로라 하시니라 그를 파는 유다도 저희와 함께 섰더라. 예수께서 저희에게 내로라 하실 때에 저희가 물러가서 땅에 엎드러지는지라 이에 다시 누구를 찾느냐고 물으신대 저희가 말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에게 내로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의 가는 것을 용납하라 하시니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삽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요한복음 18:4-9)

요한복음은 18장과 19장에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십자가 앞의 예수는 죽음 앞에서 당황하거나 두려워하는 인간이 아닙니다. 요한복음은 인간적인 고뇌가 없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본문은 예수께서 처형당하기 위하여 체포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체포되는 예수는 부활한 자로서가 아니라 지상에서 활동하던 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인간이 아닌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당할 일을 미리 아시고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고 묻습니다. “나사렛 예수를 찾는다”는 대답에 “나이다”고 대답합니다. “나이다”라는 말은 하나님이 자신을 나타내실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를 체포하러 온 사람들은 이 말씀 앞에서 나가 땅에 엎드러집니다. 

십자가에 달아 죽일 인간 예수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밝히는 예수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입니다. 예수께서는 죽음의 지배를 받을 수 없는 하나님으로 지상에 와서 살다 갔다고 요한복음은 증언합니다. 

그러기에 그의 십자가는 치욕이나 고난의 순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영화롭게 하고 그의 하나님 됨을 나타내는 때입니다. 십자가는 인간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뜻을 완성한 자리입니다. 

본문은 오늘 우리에게 “너는 누구를 찾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한 예수를 찾는다면 어떤 인간이 겪은 기이한 사건으로서의 예수 부활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때 우리는 참 예수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통속적으로 생각하는 부활과 성경이 말하는 예수의 부활은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흔히들 부활이란 죽었던 사람의 육체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부활이 이런 기적에 속하는 하나의 사건일까요? 그런 것일 수 없습니다. 우선 성경이 그렇게 보도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예수의 부활을 죽었다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난 한 인간의 신기한 이야기로 보도하지 않습니다. 

만약 예수의 부활이 그런 것이라면 그 부활은 오늘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그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궁극적인 희망으로 지니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육체가 죽어도 죽지 않고 또 살아나는 식의 부활이라면 누가 그런 부활을 원하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이 육체로 다시 살아나서 결국은 죽고 말 삶이 무엇이 그리 좋겠습니까? 늙고 병들고 외롭고 고달픈 육체가 정말 죽지도 않는다면 인생이 얼마나 비참하겠습니까?

성경은 예수의 부활을 이런 식으로 보도하지 않습니다. 예수를 찾는 사람은 영원히 죽음을 멸하고 참 생명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을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을 나타내 보여주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신 예수를 믿고 경배하기 위해서 그를 찾아야 합니다.

육체를 지닌 한 인간이 신기하게도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을 근거로 예수를 만나려 하거나 예수 부활의 육체적인 증거를 찾겠다고 하면 결코 참 예수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예수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은 본문에서도 그렇듯이 언제나 예수를 배신하고 예수를 죽이려 애쓸 뿐 정말 예수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상태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한영숙 목사

▲이화여고 졸업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기독교학과 졸업 ▲뉴욕 유니온신학교 졸업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강사(1975-1979) ▲미국 연합감리교 뉴욕연회 목사 안수(1983, 1985) ▲메트로폴리탄 고려 연합감리교회(METROPOLITAN KORYO UNITED METHODIST CHURCH) 담임목사(1982-2018). 현재, 뉴욕연회의 은퇴 목사로 바울세계선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에는 ‘성탄절 이야기’(공관복음서가 전한 예수의 탄생사화),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누가복음 강해설교), '이민교회와 예배처소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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